불안정, 새로운 균형을 이루다
패션계의 속도는 무서울 정도다. 새로운 트렌드는 매주 바뀌고, 소비자들은 끊임없이 신선한 무언가를 요구한다. 그러나 UNSTEADYMARKET은 그 이름에서부터 다르다. “불안정”이라는 단어를 브랜드명에 담은 이유는, 그 속에서 균형을 찾아가는 자신들의 철학을 드러내기 위함이다.
윤승호의 디렉팅은 단순히 ‘대중의 취향’를 따르지 않는다. 그는 어피스오브케이크에서부터 감성과 정체성을 최우선으로 두는 브랜드를 만들어왔다. 그리고 그 철학은 UNSTEADYMARKET에서도 그대로 이어졌다. 곰돌이 두 마리가 연결된 실물 곰인형 가방, 스스로 꾸밀 수 있는 DIY 모자 등. 그는 자신의 내면에서 나온 감성을 극대화하며, 이를 제품과 브랜드 경험에 녹여낸다.
“브랜드 철학을 지키는 것이 실적이나 속도보다 우선입니다. 역설적으로, 철학이 단단할수록 성장 속도는 자연스럽게 따라온다고 믿습니다.”
믿을만한 파트너가 만드는 브랜드의 안정성
브랜드 운영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일까? 윤승호 대표는 주저 없이 “믿을만한 파트너”라고 말한다. 그래서 UNSTEADYMARKET의 창업은 공동 창업자들과 함께 시작되었다.
“브랜드를 꾸려가는 건 혼자 할 수 있는 일이 아닙니다. 저와 함께 창업에 참여한 공동 창업자들은 각각의 강점으로 UNSTEADYMARKET이 안정적으로 운영될 수 있도록 큰 도움을 줍니다.”
풀타임 실무는 윤 대표가 주로 맡고 있지만, 공동 창업자들은 재무적 투자자, 전략적 투자자로서 다양한 역할을 소화한다. 중요한 촬영이나 팝업스토어, 브랜드 행사 등이 있을 때마다 이들은 현장에서 실질적인 도움을 주며 브랜드의 성공을 뒷받침한다.
특히, 홈페이지 개발은 과거 어피스오브케이크에서 함께 일했던 개발자 동료가 지원했다. “지금은 독립해서 대표가 되었더라고요. 예전의 신뢰와 호흡이 이번에도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라고 윤 대표는 회상한다.
감성을 비주얼로 담아내다
UNSTEADYMARKET의 첫 시작을 알린 룩북은 브랜드 철학의 연장선이었다. 감성과 디테일을 극대화한 이 프로젝트는 킨도프 비주얼 팀과 함께 진행되었다.
특히, 2000아카이브스의 홍다은 크리에이티브 디렉터가 직접 디렉팅을 맡아 촬영을 주도했다. 스타일링부터 디렉팅, 촬영, 후보정까지 모든 과정을 책임진 그녀는 UNSTEADYMARKET의 첫 컬렉션을 완벽히 시각화했다.
룩북 촬영에는 2000아카이브스의 의상과 안경까지 활용되었는데, 이는 브랜드의 세계관에 독특한 텍스처와 디테일을 더했다. 그 결과, UNSTEADYMARKET은 첫 시작부터 고감도 비주얼을 선보이며 주목을 받았다.
“룩북은 단순히 옷을 보여주는 작업이 아니었습니다. 우리가 전달하고자 하는 감성을 그대로 담아내는 작업이었죠.”
브랜드의 숨은 동력
윤 대표가 킨도프와 협력하기로 한 것은 단순한 선택이 아니었다. 그는 2000아카이브스의 팬이자, 킨도프가 브랜드 운영 전반에서 보여준 감각과 신뢰성에 매료되었다고 말한다.
“킨도프는 제가 좋아하는 2000아카이브스를 운영하는 회사이기도 하지만, 감도와 유통 등 여러 방면에서 믿을 수 있다는 인상을 주었습니다. 브랜드 운영에서 이런 파트너를 만난 건 큰 행운이었어요.”
킨도프는 비주얼뿐 아니라 유통, 현장 실행 등 다양한 방면에서 UNSTEADYMARKET이 초기 단계를 수월하게 넘어갈 수 있도록 조력했다. 이 협업은 브랜드가 빠르게 글로벌 무대에 진출하는 데도 중요한 역할을 했다.
감성과 속도의 교차점
UNSTEADYMARKET은 브랜드 철학을 지키면서도 글로벌 무대에 자연스럽게 자리 잡았다. 그 시작은 중국 시장이었다. 왕홍(중국 소셜미디어 인플루언서)을 통해 감성을 전달하며 브랜드의 이름을 알렸다.
킨도프는 이 과정에서 신뢰할 수 있는 중개자로 활약했다. 그들은 UNSTEADYMARKET과 왕홍 플랫폼을 연결하며, 단순한 노출을 넘어 브랜드 철학에 맞는 왕홍을 찾아주는 역할을 했다.
“우리는 단순히 많은 사람들에게 노출되는 것을 목표로 하지 않았습니다. 우리의 이야기를 제대로 전달할 수 있는 파트너를 찾는 것이 핵심이었죠.”
결과적으로, UNSTEADYMARKET은 중국 소비자들에게 단순히 독특한 디자인의 브랜드로만 보이지 않았다. 그들은 브랜드의 정체성과 감성을 경험하며 진정한 팬층을 형성했다.
일본 팝업스토어, 문화와의 연결
중국에서의 성공 이후, UNSTEADYMARKET은 일본으로 그 무대를 넓혔다.
도쿄 중심부인 라포레 하라주쿠 3층에서 10.25에서 10.31까지 팝업스토어를 열며 일본 소비자와 직접 교감했다. 브랜드의 감성을 더 깊이 경험할 수 있는 공간으로 설계된 이 팝업스토어는 현지 소비자들에게 큰 반향을 일으켰다.
단순히 판매 공간이 아니라 음악과 브랜드 철학을 경험할 수 있는 플랫폼이었다. 곰인형 가방과 DIY 모자는 단순히 상품이 아니라, UNSTEADYMARKET의 세계관을 이해할 수 있는 매개체로 작용했다.
철학으로 만든 자연스러운 성장
윤승호 대표는 실적과 현금흐름의 중요성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그는 어피스오브케이크를 운영하며, 감성만으로는 브랜드를 유지할 수 없다는 사실을 배웠다. 하지만 그는 철학을 유지하는 것이 장기적으로 브랜드의 가장 강력한 자산이라는 확신을 갖고 있었다.
“속도를 내기 위해 철학을 포기한다면, 브랜드는 그저 하나의 트렌드로 끝나버릴 겁니다. 우리는 감성을 지켰고, 그 결과 속도는 자연스럽게 따라왔습니다.”
UNSTEADYMARKET의 글로벌 성공은 속도보다 감성에 집중했기 때문에 가능했다. 브랜드가 불안정(unstable)이라는 요소를 받아들이고, 그 속에서 자신의 균형을 찾았기 때문에 소비자들은 그들과 깊은 연결을 느꼈다.
감성으로 연결된 세계
UNSTEADYMARKET의 이야기는 단순히 성공적인 글로벌 진출의 사례로 끝나지 않는다. 그들은 ‘속도’ 대신 ‘감성’을 선택했으며, 이 미묘한 감정을 글로벌 시장에서 전달하는 데 성공했다.
룩북에서 시작된 고감도 비주얼, ESC 스튜디오와의 협업, 그리고 중국과 일본에서의 성공적인 진출까지. UNSTEADYMARKET은 브랜드 철학이 단단할수록 더 멀리 갈 수 있음을 증명했다.
킨도프는 이 여정에서 브랜드의 감성을 유지하면서도 새로운 시장과 연결할 수 있는 조력자로서 기여했다. 불안정함 속에서 균형을 찾은 UNSTEADYMARKET은 감성의 힘을 통해 글로벌 패션계에 확고히 자리 잡았다.
이들의 다음 행보는 무엇일까? 한 가지 확실한 건, 그들은 자신만의 감성을 잃지 않을 것이라는 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