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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동아일보2026년 5월 2일

블랙핑크 무대의상이 23만원 청바지로… AI 에이전트 굴리며 38억 조달[허진석의 톡톡 스타트업]

킨도프가 AI 에이전트로 무대 의상 디자인과 제조, 브랜드 운영을 자동화해 지난해 직원 5명으로 연매출 40억 원을 올렸다. 투자 26억 원과 팁스 연구개발 자금 12억 원을 더해 총 38억 원을 확보했다.

서울 동대문구 현대시티아울렛 13층에 자리한 킨도프 사무실의 컴퓨터 화면에서는 인공지능(AI) 에이전트들이 쉬지 않고 서로 대화를 주고받으며 작업을 수행한다. 사람은 없다. 개발자도 연구자도 없지만 브랜드 운영·관리 등 15개 개발 프로젝트가 돌아가고 있다. 각각의 AI 에이전트가 서로 승인하고 수정하고 피드백을 보내며 스스로 굴러가는 구조다. 지난달 29일 사무실에서 만난 김선빈 킨도프 대표(35)는 “전통적인 개발 조직이라면 수십 명이 필요한 규모의 개발이다”고 말했다.

킨도프는 블랙핑크와 에스파, 르세라핌, 아이브 등 K팝 유명 그룹의 무대 의상을 짧은 시간 안에 고품질로 공급하는 회사다. K팝 그룹의 공연과 촬영 일정에 맞춰 의상을 대는 것이 기본 사업이다. 다만 무대 의상으로만 끝내지 않고 이를 패션 상품으로도 만들어 세계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회사가 풀려는 문제는 단순히 옷을 잘 만드는 것이 아니라 무대 및 드라마 의상 산업의 구조 자체다. K팝 아티스트가 하루에도 몇 차례 의상을 갈아입고 공연과 뮤직비디오를 소화하는 시장에서, 정장 한 벌을 맞추는 데 한 달 이상 걸리는 전통 방식은 애초에 맞지 않는다. 김 대표는 “3일 만에 만들어 달라고 하면서 아이돌 그룹 멤버별로 10벌씩 필요하다는 주문이 들어온다. 일반 맞춤복과는 완전히 다른 방식으로 해야 가능하다”고 했다.

빠르기만 해서도 안 된다. 스타일리스트가 시중에 파는 명품을 입혀도 지금의 팬들은 ‘왜 파는 옷을 입혀. 좋은 맞춤복 해줘야지’라며 불만을 토로한다. 팬덤의 눈높이가 올라갈수록 의상 제작의 난도는 높아지고 납기는 더 짧아진다. 속도와 품질을 동시에 맞춰야 하는 셈이다. 그럼에도 이 분야를 산업화하려는 공급자는 지금까지 거의 없었다는 것이 김 대표의 설명이다. 공방 형태로 소규모로 운영되다 보니 납기가 대기업처럼 정확하게 지켜지지 않고, 디자인 의도와 다른 옷이 나와도 어쩔 수 없이 넘어가는 경우가 많았다.

킨도프는 ‘자수 도안 전산화(디지타이징) AI’를 자동화 공정에 결합했다. 의류에 자수를 놓으려면 바늘이 어느 방향으로, 어떤 결로 몇만 번을 움직여야 하는지를 지정하는 작업이 필요하다. 이 지정 작업을 전산화한 것이 디지타이징이다. 회사의 AI 봇 ‘토미톰’은 예컨대 5만 땀의 작업 지시서를 스스로 만들어 자수 기계로 자동 전송한다. 김 대표는 “디자인을 실물처럼 보이게 하는 렌더링 작업이 끝나면, 디지타이징 파일이 자동 생성되고, 자수 기계에 지시가 내려가는데 사람 개입 없이 한번에 처리된다”고 했다.

디자인 단계도 마찬가지다. 기존에는 2D 플랫 드로잉을 스타일리스트에게 보내는 방식이어서 ‘내가 생각한 빨간색이랑 다르다’는 식의 해석 충돌이 끊임없이 일어났다. 킨도프는 AI를 활용해 소재의 물성이 반영된 3D 렌더링 이미지를 제작 전 단계부터 제공한다. 디자인 의도와 실물의 간극을 최소화하기 위한 기술이다. 아이돌 한 명이 입을 의상 한 벌에 대한 작업 지시서, 즉 패턴과 치수, 부자재 위치, 자수 설계 등도 AI가 자동 생성한다. 과거에는 사람이 나눠 맡아 몇 시간씩 걸리던 작업이 이제는 순식간에 끝난다. 나아가 누가 신체 치수를 측정해도 같은 결과가 나오도록 방식을 표준화하고, 디지털 더미를 제작해 실물 없이도 가상 피팅이 가능한 시스템을 구축 중이다.

고급 맞춤복 생산을 자동화하려면 의류 제작 공정마다 사진을 찍어 데이터로 쌓는 일이 필요하다. 결과물을 한번에 완벽하게 만들려면 실시간으로 사진을 보며 공정을 감독할 수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예컨대 로고의 위치나 색깔이 제대로 됐는지는 AI가 원래 디자인과 공정 사진을 비교해 가며 감독한다.

고려대 통계학과를 졸업한 김 대표는 미국계 헤지펀드에서 수학적 모델로 투자 전략을 만드는 전문가인 퀀트로 일했다. 창업에 대한 열망이 늘 있어 대학 시절에 이미 영화 추천 엔진 스타트업과 링크트리와 유사한 SNS 바이오링크 서비스를 만들었다 접은 경험이 있다. 현재 킨도프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이자 배우자인 홍다은 씨가 SNS에 올리던 빈티지 의상 사진이 인기를 끌자 김 대표가 현금흐름 예측 등을 조언·지원하면서 자연스럽게 협업이 시작됐고, 2023년 법인을 설립했다.

킨도프 비즈니스 모델의 대표적인 성과는 무대 의상의 상품화다. 블랙핑크 멤버 리사가 공연에서 입었던 찢어진 청바지가 그 사례다. 킨도프는 이 의상의 콘셉트를 2000아카이브스 브랜드로 전환해 일반 소비자용 데님 팬츠를 23만 원에 출시했고, 무신사에서 올해 1월 여성 데님 팬츠 판매 1위에 올랐다. 에스파의 카리나가 공항에서 착용한 킨도프의 ‘긱시크’ 안경도 같은 방식이다. 에스파와의 긴밀한 협업 관계를 바탕으로 발매 전 카리나에게 착용을 제안했고, 착용 노출이 곧 판매로 연결되는 구조를 만들었다.

킨도프는 창업 2년 만인 지난해 직원 5명으로 연매출 40억 원을 달성했다. 투자금은 목표했던 12억 원의 두 배가 넘는 26억 원을 유치했으며, 팁스 글로벌 트랙 선정으로 연구개발 자금 12억 원이 추가돼 총 38억 원의 자금을 확보했다. 회사는 할리우드를 포함한 미국 엔터 시장으로도 진출할 계획이다. K팝만이 아니라 엔터의 최상류인 할리우드 배우나 가수까지 확보해 글로벌 패션 상품으로 만든다는 구상이다. 김 대표는 “해외 소비자들은 K팝 스타가 입은 패션을 ‘K패션’으로 인식하는 데 그 자리를 정확하게 채우는 브랜드를 우리가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동아일보 보도 기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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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외부 매체 보도를 정리한 것입니다. 기사 원문은 해당 매체에서 확인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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